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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by 여행자디노 2019. 10. 26.

바릴로체에서 작성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는 버스안

바로 뒷자리 아저씨가 씻지를 않았는지 악취가 심하게 난다.

고민 끝에 내 자리는 아니지만 한자리를 옮겨서 앉았다.

 

버스 컨디션이 좋다. 커튼을 치면 독립된 공간 안에만 있게 되고 브라질 버스와는 다르게 식사도 제공 된다.

단지 예상시간 17 시간을 1 시간 30 분 넘긴 18 시간 30분이 걸렸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남아공에서 알게된 분의 지인(다시 말해 그냥 남이다.)의 집에 머물기로 했다.

이게 서둘러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인연의 연결고리는 예상을 항상 벗어 나는 것 같다.

 

사실 부에노스의 인상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20 년간 60 토막이 난 화폐가치는 현지인들의 삶에 깊은 상처를 준듯하다.

이민자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30 년전 아르헨티나로 넘어온 형님은 그 힘든 부분을 실감하게 했다.

하루가 다르게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마트의 가격표는 몇번을 새로 고친건지 가격 스티커가 몇장이고 덧 대어 있다.

 

"라면은 비싸서 못먹어" 라는 이민자 형님의 말은 힘들어진 생활을 대변했다.

 

사실 지금 남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

전화기가 4번째 고장이 났고, 이제는 더이상 수리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예비로 가져온 전화기는 은행앱이 동작 하지 않고, 맥북2018은 키보드 오류로 같은키가 반복해서 눌러져서 한 단어를 쓰기 위해 몇번이고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전화기 고장으로 더이상 아이클라우드는 쓸수가 없고, 예비용 전화기는 용량 부족으로 사진도 찍을 수 없다.

포스팅은 고사하고 여행을 이제 그만 끝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숙소가 외곽에 있어서 그들의 삶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아르헨티나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 수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가는 센트로 쪽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듯 돌아가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도시는 생기를 잃고 만다.

 

부에노스에 있는 10일동안 대부분은 비가 와서 외출을 많이 하지 않았다.

사실 도시가 생기를 잃어 같이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다.

그들의 삶이 안타깝지만 여행자로서 숙소에만 지낼수는 없어서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다녀 봤지만...

기분 탓인지 그리 흥미가 가지 않았다.

꼭 챙겨봐야 할만한건 없어 보였다.

 

현지에 사시는 형님 덕분에 현지인들의 저녁식사에 초대 된적이 있었는데...

8 시에 만나 2 시간 불을 피우고 2 시간을 고기를 굽고 나서야 식사를 시작했다.

물론 그전까지는 와인을 4 시간 동안 마셨지만...

 

이민자의 나라라는게 실감날 정도로 많은 인종이 살고 있고, 저녁 식사에도 여러 인종이 모였다.

10 대 부터 80 대 까지 친구로 지내고 성적 농담이 대화의 주다.

문화의 차이를 실감했다.

 

어디선가 유명하다고 들은 마떼차를 얘기했는데 빨대 하나로 여러명이 돌려 마시는지는 몰랐다.

한국의 음식문화에 불편함을 느끼는 그들이 빨대 하나를 돌려 쓰는건 좀 충격이었다. 

먼저 말을 꺼내 거절하지 못하고 몇번이고 내차례가 올때면 아무렇지 않은척 마셔야 했다.

 

결국 우리는 새벽 2시에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야 했다. 

그들의 저녁은 8 시간동안 지속 됐다고 한다.

 

주말에 찾은 중심가는 좀 다른 모습이었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생기가 있었고 여러가지 공연도 볼 수 있었다.

 

레꼴레따 묘지는 큰 감흥이 없었지만 주변의 분위기만은 내가 찾던 분위기 였다.

 

아르헨티나는 꾀나 오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부에노스 상황을 봐서는 크게 오래 돌것 같지가 않았다.

생기를 잃은 도시는 나의 여행에도 권태를 불러 오는 것 같았다.

 

소도시를 꼼꼼하게 돌아 보려던 계획을 변경해서 유명한 포인트를 돌기로 했다.

우수아이아행 비행기표가 싸서 가려고 했지만 예매하는 날에 3 배나 오른 가격때문에 결국 엘칼라 파테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고 지금은 엘칼라에 간걸 후회중이다. 비싼 물가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했고 투어를 하지 않으면 할만한게 없었다.

 

여러 악조건 속에 포스팅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나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고프로 3way 나사를 해외에서 주문 했는데 수령을 위해서는 세금을 6500페소(한화13만원)을 내라고 해서 수령을 포기 했다.

앞으로는 사진을 찍는게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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