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1 모시에서 작성
숙소비가 저렴한 모시에서 늘어져 밀린 포스팅과 다음 여행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며 보내고 있다.
정보를 알아볼수록 목적지를 정하려고 할수록 에티오피아에서 겪었던 안 좋은 일이 떠올라 망설여진다.
한순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죽음에 근접했었고 그 강렬했던 기억들이 내 인생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해 줬고 피해자인 나는 이상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내 무의식 어디에선가 내 사고에 관여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았던 용감한 장기 여행자는 걱정으로 똘똘 뭉친 겁쟁이 여행자가 되었다.
전날 미리 예매한 티켓은 500 비르(600인지 정확하지 않다.)
살람 버스는 곤다르에 정차하지 않는 것 같다. 버스비는 거의 모든 버스 회사가 동일한 것 같다. 출발시간까지...
비싼 가격만큼 컨디션은 좋아 보인다. 사실 더 저렴한 미니밴을 타려고 했지만 컨디션 대비 큰 버스가 편하다고 판단했다.
새벽 2시 30분 숙소를 나와 버스 터미널로 걸어서 이동했다. 이동거리 1 킬로.
숙소에서 나올 때부터 집요하게 말을 걸던 대학생은 결국 돈을 요구했다.
대학생 인지도 의문이지만 스스로 대학생이라고 소개했다.
대가 없는 친절은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세시 출발 버스는 3 시 1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고 언제 출발할지 알 수 없다.
새벽 출발이고 에티오피아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 아직 오지 않은 승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고 예약한 모든 승객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 주나 보다. 나에게도 2시 10분쯤 전화가 왔었지만 받지 못했다.
네시쯤 출발한 버스는 12시간 후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했다.
항상 느꼈지만 에티오피아는 버스 이동시 보이는 풍경들이 메인이다.
실제 목적지였던 대도시들 투어들에는 거의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ETT로 가서 숙박을 할 계획이었는데 간밤에 업데이트한 구글맵은 업데이트 이후 맵 데이터가 날아가 버렸는지 사용할 수가 없다. 데이터도다 써버려서 길 찾기가 걱정이다. 맵스미는 업데이트 중이라서 열리지도 않았다.
일단 근처에 보이는 투어 회사에 길을 물어본다. ETT를 아는 듯한 투어 회사 직원이 알려준 길은 반대편이었고 걸어가는 도중 여러 번 길을 물어봤지만 전부 다른 방향을 알려 줬다.
길을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왜 자꾸 반대방향을 알려준지 모르겠다. 한참을 걷다가 피아사 근처에 도착했는데 아는 길이 나와서 ETT에 도착할 수 있었다. 1 킬로 남짓한 거리를 55 킬로는 돌아온 듯했지만 무사히 도착한데 만족했다. 다행히 몸 상태가 좀 괜찮아졌는지 꾀나 걸었지만 괜찮은 것 같다.
숙소에는 사람이 다 차서소파에 하루 자고내일 방을 배정해준다고 한다.
다나킬 가기 전에 잠깐 만났던 쌤씨가 일단 자기 방을 같이 쓰자고 해서 거절하지 않고 그러겠다고 했다.
케냐 쪽 육로 이동 기간 동안 동행을하기로 한 샘 씨와 간단하게 저녁을 하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에티오피아 케냐 구간 육로 이동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항공 이동을 한다.
여행을 하며 단 한 번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세계 어디든 사람이 사는 곳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육로 이동을 결정했다.
비용적인 부분도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하루 일찍 아디스로 돌아온 샘 씨는 이미 아와사 방향 버스를 예매해둔 상태고 나도 다음날 아침 같은 버스 티켓을 끊겠노라 답을 줬다.
아침이 돼서 짐을 옮기고 버스 티켓을 사러 나서려는데 샘 씨가 동행을 해준다고 한다.
이때부터 아무 걱정 없던 게으른 여행자와 준비성이 철저한 영화인 여행자는 동행을 하게 된다.
버스 티켓은 이백 비르 버스 티켓을 산후 박물관을 방문했다(요금은 50 비르).
사실 큰 볼거리는 없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에 한국보다 부국이었고 한국의 전쟁에 남한을 지원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다.
부모님 세대가 어릴적 이와 비슷하거나 못한 상황에서 생활 했다고 생각하니 그리멀지 않은 과거라는게 느껴진다.
그 짧은 시간에 이뤄낸 기적이 얼마나 위대한지도...
박물관은 이러하다.
사실 벌써 여러번 사진을 업로드 해 봤으나 올리다가 오류가 뜨면서 사진을 처음부터 올리기를 반복한다.
핫스팟이 문제인지 티스토리가 문제인지 둘다 문제인지 알수 없다.
결국 포기하고 저용량 사진 그중에도 업로드중 오류나는 사진은 빼버려서 사진이 없다.
샘씨의 제안으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묘지를 방문했다.
에티오피아의 전철을 타고 피아사 근처에서 걸어서 이동했다.
나는 에티오피아 전철이 처음이었지만 샘씨는 몇번의 경험이있어서 쉽게 탈수 있었다 왠지 가이드 팁을 줘야할것 같은 느낌이다.
묘지는 생각보다 그규모가 작았다.
국왕친위대의 대부분을 한국전으로 파병했던 그들은 왕권이 약화되었고 공산 정권이 들어섰다.
지원갔던 친위대는 공산정권에 맞섰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어버렸다.
그먼 거리를 단지 비슷한 침략을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군대를 파병해준 에티오피아인을 생각하면 너무고맙고도 미안했다.
지금도 길에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이야기를 하며 자랑 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연히 한국전 참전용사 묘지에서 한국분을 만날수있었는데 묘지관리와 참전용사들의 후손들과의 프랜드쉽을 관리하시고 에티오피아에서 건축관련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을 만나서 에티오피아의 이런저런얘기를 들을수있었다.
참전용사 후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수업에 참여하지않겠냐고 제안해 주셨고 에티오피아여행중 가장 뜻깊은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샘씨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
1년이상 여행하면서 인터뷰를 하며 현지인들의 생각들을담아 다큐멘터리형식의 영화를 제작중인데 참전용사 후손들과의 시간에 인터뷰시간을 가졌다.
진지한 대화가 오고 갔고 나또한 많은 생각을했다. 내가 해오던 여행이 조금은 초라해진 느낌이다.
한국을 방문했다던 학생은 발전된 한국을보며 에티오피아의 열악한 현실을 되돌아봤고 에티오피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인터뷰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서 나도모르게 울컥했다.
샘씨의 영화가 나오면 꼭 보러 가야겠다.
돌아오는길은 걸어서 이동했는데 아디스 아바바에서 처음으로 날씨가좋다.
비오는 아디스만을 기억하고 갈뻔했다고 샘씨도 나도 오늘을 아디스에서 보낸데 감사했다.
내일은 다시 이동이다. 당분간은 샘씨와 동행을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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