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다들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나도 그중 하나였고 그게 평범한 거라고 생각 했다.
어느 순간부터 ADHD라는 병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그 증상이 내가 아는 모든이들이 가지고 있는 증상이라 생각 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ADHD 정보에 노출 될수록 관심을 가지게 됐고,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 했다.
ADHD에 관한 치료후기를 보면
종교인들이 간증하는 듯한 글이 많았고,
후기를 보면 볼수록 '나도 다르게 살수 있지 않을까 ' 라는 생각도 많이했다.
스스로를 ADHD 라고 생각하게된 근거는
- 새로운 지식을 받아 들이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해도의 문제라기 보다 문장이 조금만 길어져도 문장을 오롯이 집중해서 읽지를 못한다. 짧은 문장들은 괜찮은데 긴 문장은 20번 30 번을 읽어도 중간에 다른 잡생각에 포커스를 놓처버린다. 그렇게 다시 읽기를 수십번하다가 포기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지능의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게 한번 받아 들이면 스스로 이해도를 높이거나 응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 한가지 일을 하지 못한다. 어느 하나 집중을 하지 못하지만 하나만 하고 있으면 뭔가 허전하고 심심하고 집중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영화 보며 음악들으며 온라인 서핑도하는 식으로 여러가지를 동시에 한다. 무엇하나 집중하지 못하지만 하나만 하기가 너무 힘들다.
- 생각을 멈추기가 힘들다. 중요한 일이 있어 스스로 그 문제에 집중하고 싶지만 계속 해서 다른 주제가 떠오르면서 무엇 하나 해결 하지 못한다.
집중력 문제가 항상 있어 왔지만 개인의 '성향' 혹은 '성격' 으로 생각했지 '증상' 이라고 생각 해본적은 없다.
그저 의지력이 약한 거라고 생각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건 신체적인 부상이나 질병처럼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가진 성향의 문제라고 생각 했다.
사이코패스를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범죄자들이 가진 습성으로 받아 들이는 것처럼...
온라인상에 정보나 자가 진단을 해보면 거의 확실하게 ADHD 라고 판단이 되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기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방문하기전 검색을 해봤는데 대부분의 경우 의사와 5분도 안되는 시간을 마주하고, 처방을 하는게 보통인것 같았다.
전문가의 입으로 다시한번 확인 하는 과정이지 수학 공식 처럼 정확하게 계산되어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이 부분이 수차례 정신과 진료를 미뤄온 이유다.
주변에 여러 정신과가 있지만 5분도 대화 하지 않은체 진단을 받을 정도로 흔한 병이라면 어디를 가도 비슷 하다고 판단해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을 방문했고, 예상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병원 입장후 설문지를 작성하고(인터넷에 흔하게 볼수있는 ADHD 자가진단 테스트) 당연하게 ADHD 로 받아 들여졌다.
스스로를 판단하는건 지극히 주관적이라서 이정도만 가지고 진단이 된다는게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약물에 의존하더라도 다른 삶을 살수 있다면 상관 없었다.
의사는 정밀 테스트를 권했지만 (이미 대략 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다) 비용이 추가로 나오고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지 않다는 답변을 듣고는 정밀 테스트 없이 바로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사실 이미 너무 많은 부분에서 스스로를 ADHD 라고 판단했고, 정밀 검사 조차도 100프로 신뢰를 주진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일주일치 약을 받아 왔다.
처음이라 투약하는 약물의 용량이 작아 효과가 없더라도 용량을 늘려가면 되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여태 정신과 진료를 망설인게 후회된다. 아직 약효가 있는지 정확히 알순없지만 수십이 넘어간다고 생각했던 진료 및 치료약값은 2만원도 되지 않았고,
이제라도 다르게 살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40년 이상을 잘 못 살아왔고 치료가 늦었다는 후회감보다 크다.
이 글을 이렇게 빨리 쓸수 있었던게 약물의 효과인지, 약물의 효과라고 생각하는게 단순 플라시보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
혹여 진료비에 대한 걱정으로 진료를 망설이는 비슷한 증상의 모든 분들이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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