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4 타자라 열차에서 작성
간밤에 외장하드 문제가 또 발생했다. 여행 기간 내내 고생시키는 외장하드 이름은 lacie 이다.
초반 여행 데이터를 전부 날리고도 부족했는지 이제는 접촉이 잘 안된다.
케이블과 외장하드를 잡고 힘주어 누르고 있어야 접속이 된다.
미련을 버리고 다시 사야 할지 고민이다.
아침에 페리를 알아보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는데 어제 느꼈던 탄자니아는 어디 가고 무수한 삐끼들이 귀찮게 한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대충 확인해보니 20$ 짜리 3시간 페리가 가장 싼 것 같다. 일단 인터넷으로 확인을 좀 더 해볼 생각으로 후퇴하고, 대형 쇼핑몰인 미나니 시티몰을 방문하기로 한다. (미나니 쇼핑몰은 가이드북에 나와 있었다.)
혹여 고프로 관련 용품이나 라면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규모는 커 보이지만 실제로 구매할만한 물품이 많지 않고 상점 개수도 작다.
무료 와이파이도 빠르지 않다. 일반적인 검색 정도가 가능할 뿐 포스팅은 힘들다. 여기서 4시간 동안 작성한 포스팅이 깡그리 날아갔다.
단톡방에서 고프로 관련 용품이 있다는 마사키를 방문했다.
역시 고급 호텔이 많은 곳이라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내가 찾는 3way 액세서리는 찾을 수 없었다.
마사키 주변을 둘러보며 빈부 격차를 실감한 뒤 가난한 여행자는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YMCA는 페리 역 주변이다.
숙소 주변을 목적지 없이 걸어 다녔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Mamboz 레스토랑 규모가 상당했다. 가난한 여행자에게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가성비가 좋았고 깔끔했다.
숙소에서 잔지바르행 티켓을 알아봤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 35$ 킬리만자로
- 20$ 플라잉 홀스 모든 외국인은 VIP 좌석을 이용하게 된다.
현지인과 외국인 가격차이는 세배쯤 된다.
물론 킬리만자로에는 등급이 있어서 더 비싼 좌석도 있다.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선택지다.
고민하지 말고 킬리만자로를 타라는 글이 많았다.
왜인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잘 알려주지 않았다.
시간이 두배 차이가 나는 정도만 알아냈다.
가난한 여행자는 플라잉홀스를 타기로 한다.
모든 삐끼는 사기꾼(사실은 아니지만)이라는 생각으로 알아봐라.
종단 진행 중 처음으로 조금 마음을 풀고 다녀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선착장만큼은 아니다.
밥을 먹고 계산하는데 거스름 돈을 적게 줘서 말했더니 주머니에 정확하게 차액만큼 가지고 있다가 준다.
종업원이 의도적으로 빼고 준거다.
페리뿐만 아니고 사기꾼 호객꾼이 넘처나는 선착장이다.
플라잉 홀스
- 플라잉 홀스는 2층에 VIP 전용 좌석이 있어 의외로 쾌적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내가 탔을 때 10명도 되지 않는 사람이 이용했다.
- 와이파이는 사용할 수 없다.
- 배안에 간단한 스낵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
생각보다는 배가 많이 흔들린다.
뱃멀미가 있는 사람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잔지바르에 도착했다.
비록 바다 위에서 1시간가량을 보냈지만 아껴진 15$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잔지바르 역시 탄자니아의 일부지만 별개의 나라로 지내온 기간이 길어서 인지 이미그레이션이 있다.
불필요해 보이는 단계를 거치자니 괜스레 짜증이 난다.
짐이 많을 때는 잠깐 서있는 것도 힘들다.
불필요해 보이는 짜증을 통과하고 나니 수많은 택시가 보인다.
숙소는 역시나 오늘도 정하지 않고. 왔다.
숙박 앱에 보이는 수많은 숙소들은 내가 묶을 곳이 아니라는 듯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고,
아프리카에서 늘 해왔던 것처럼 마주 보고.가격을 흥정하는 게 가장 저렴할 거라 믿었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4시간을 다녀 봤지만 숙박 앱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가격.
이제는 해가 지기 전에 숙소를 정해야 한다.
여행 초반 20$ 30$ 숙소를 가볍게 여기던 과거에 나를 욕하며 여행이 10개월에 접어든 지금은 15$에 타협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삶의 무게와 함께한 4시간 동안 2$를 줄일 수 있었지만 만족스럽진 못하다.
하루하루 짠내가 진동하는 내 여행에 이렇게 까지 해서 여행을 늘려야 하나 잠깐 회의가 들었지만.
옥상에서 바라본 잔지바르 석양에 그 이유를 찾은 것 같다.
"하루 더 하루 더
집 떠나 40에는 여행이
지겨워 질까?"
며칠이 될지 모르겠지만 잔지바르에 머무는 동안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삶의 무게는 물리적인 무게뿐 아니라
인터넷 상에 디지털 숫자로 기록된 내 계좌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잔지바르의 밤은 생각했던 혹은 인터넷에서 보았던 그 어떤 글들보다 안전한 것 같다.
늦은 밤 어두운 불빛 아래 어린아이들은 잔지바르의 치안을 대변하는 것 같다.
좁은 골목골목 바르지 않은 선들은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형태이지만 소와 소똥이 없고 개가 없어
밤길은 더욱 안전하게 느껴진다.
한밤에 우연히 발견한 잔지바르의 시장은 생기로 가득했고 저렴한 먹거리가 가난한 여행자의 부담을 줄여 줬다.
저녁시간 해변 쪽으로 나가니 끝없이 다이빙을 하는 현지인들이 있다.
영상을 올리고 싶지만 더 이상 외장하드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내 300일간의 여행 데이터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외장하드는 안전성을 강조하는 LACIE 이다.
저렴한 가격에 밥을 먹을 수 있어 자주 갔던 인도 레스토랑.
쌍둥이가 어찌나 귀엽던지 은광 유치원에 다니나 보다.
다음 목적지를 고민하며 며칠을 보냈다. 스톤타운도 저렴한 숙소 찾기가 힘든데 능위는 유럽보다도 비싼 것 같았다.
가장 저렴한 도미토리가 하루 20불이 넘는다. 보나 마나 컨디션도 안 좋을텐데 말이다..
파제를 가려니 카이트 서핑이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갈필요 없어 보인다.
한참을고민하다가 그래도 유명하다는 능위로 결정했다.
아침에 달라달라를 타고 능위로 향한다 가격은 이천오백실링 듣던대로 참 좁다. 더이상 사람이 탈수 없을 때 까지 탄다.
능위 스톤타운 구간 달라달라는 116번으로 번호는 같았지만 미니버스부터 개조된 작은 용달트럭까지 다양한것 같다 당연히 미니버스가 편하다.
용달트럭은 천장이 좁아 앉은키가 크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가는 내내 머리를 숙이고 있어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달라달라는 같은 번호라도 종류가 많다.
트럭을 개조한 달라달라를 제외한 미니버스와 벤은 탈만했다.
능위는 생각보다 작은 마을이다
대부분의 물가는 탄자니아 다른곳의 두배다.
돌아다녀보면 로컬 밥집이 있긴하다. 능위를 거의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야 찾을수 있었다.
바다가 가깝고 바다색이 이뻐서 프리다이빙을 할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물이 탁하고 산호는.드물다.
물이 탁하다해서 더럽다는건 아니고 모래알갱이가 너무 작아서 깨끗한 물에 분말을 풀어놓은 것처럼 물과 모래가 하나처럼 섞여있다.
시야가 안나오고 배가 너무 자주 많이 다니기에 프리다이빙은 위험하다.
오리발을 빌려 도전해보았지만 물에 다이빙하는 매순간 머리위에 보트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바로 나와 버렸다.
물속에서는 물위 보트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소리뿐이다.
수심이 나오는곳은 해변에서 바다로 한참을 나가야 한다.
음넴바섬 스노클링을 많이 간다고해서 기대를 했지만 역시 물빛은 같은 색이다.
잔지바르의 모래는 순백에 가까운 흰색이다.
해가 비춰 반사된 바다색은 너무 아름답지만 본연의 바다색이 아닌 해와 모래가 함께 만들어 내는 색이기에 해가 없으면 그 색을 잃어 버린다.
잔지바르 본연의 날씨가 이런지 일주일 잔지바르 생활만으로는 알수 없지만 일기 예보가 무의미하게 오분십분 단위로 비가 왔다 해가 나고 구름이 뒤덮는 날씨가 반복됐다.
온도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빨래도 마르다 젖었다를 반복했다.
2박을 한후 잔지바르를 나가기 위해 스톤타운으로 돌아갔다.
처음 방문 할때부터 목적이 다이빙이었기에 그매력을 못느낀듯 하지만 막상 떠나려니 아쉬웠다.
짠내가 진동하는 나의 여행이라, 조금은 비싸져버린 이곳의 물가가 내 여행의 무게를 늘렸고 그 탓에 내 잔지바르 여행의 매력이 바래버린건가 싶다.
다르에스로 돌아가는 플라잉 홀스티켓은 야간 시간밖에 없어 다르에스로 돌아가는 티켓은 킬리만자로를 타게 됐다.
킬리만자로의 전체적인 배컨디션은 좋았지만 인원이 너무 많아서 플랑잉 홀스가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것 같다.
속도가 빠르고 파도가 커서 돌아가는 배편에는 여기저기 토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잔지바르는 대부분의 인구가 무슬림이다.
종교적으로 순백의 원주민에게 종교를 심고 식민지화하는 기초로 삼았을테지 그렇게 심어둔 신앙의 씨앗은 언뜻 성공적인 열매를 수확한듯 보였을거다. 그열매는 최초의 식민지화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한 후 현대 사회로 넘어오며 아프리카의 강제적인 국경과. 조화되지않는 많은 나라들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은 분리독립을 했고 여전히 분리독립의 조짐이 보이는 나라들이 있다.
수단이 되었던 종교는 결국 목적이 되었고 현대에 이르렀다.
종교의 순기능은 분명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이 있다 생각한다.
다르에스 살람에서는 영화인 여행자와 재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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