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7 케이프타운에서 작성
남미 이동을 늦게 알아보기도 했고 비용적인 부분 때문에 남아공에서 3주째 머물고 있다.
남아프리카로 이동하는 버스 티켓은 요하네스 버그까지 이동, 케이프타운으로 이동
두 번에 걸쳐서 한다.
정선재 선생님은 아침에 버스 정류장까지 차로 바래다주었다.
3일간 대부분의 시간을 쉬는데만 보냈지만 그 많은 음식들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말 잘 지내다 갑니다. 정선재 선생님
다시 한번의 육로로 국경을 통과했다.
남아공 국경은 다른 국경에 비해 간단한 수속만을 한 후 입국을 허용했다.
남아공 국경 통과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요하네스 버그까지 한참을 달린다.
요하네스 버그에서는 버스 터미널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 일을 겪기 전이 었다면 아마 요하네스 이곳저곳을 둘러봤겠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나는 그러지 못했다.
요하네스 버그에서는 버스 터미널에서만 4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보내는 동안 버스 정류장에서 싸움이 났었는데.
술 취한 사람 한 명을 누군가가 구타하고 있었고 구타를 당하던 사람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 술냄새가 진동을 했다.
근데 조금 후 구타를 하던 사람을 수십 명이 집단 폭행하기 시작했는데 안 좋은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무서웠다.
근래 조벅은 외국인들을 공격하는 사례가 많고 종종 살인이 일어난다고 한다.
4시간을 하염없이 보내고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인터케이프 버스는 듣던 대로 시설이 좋았다. 아프리카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시설이었다. 물론 가격도 그만큼 높게 측정되어있다.
조벅 케이프 구간 버스는 지정 좌석이었는데 흑인 아주머니가 내 자리에 앉아 자기 자리라며 끝까지 나와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좋은 말로 내 자리를 양보하고 싶지 않다. 니 자리로 돌아가 달라라고 계속 부탁했지만. 티켓까지 보여줘도 끝까지 자기 자리라며 본인의 티켓은 보여주지 않았다.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차장에게 말했더니 그제야 짐을 싸서 뒤로 이동한다.
인터케이프 버스는 2층 버스로 2층 제일 앞자리가 좋다.
가는 동안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치안 문제가 아쉬웠다.
내가 상상했던 아프리카의 모습은 남아공에 있었다. 적어도 자연 부분은 아프리카에서 경험한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웠다.
케이프 타운에 도착했다. 26시간 동안 이동만을 했지만 이제 이 정도는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숙소에 체크인후 창밖을 보는데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녁은 다시 원석 형님네와 함께 했다.
여권을 잃어버려 돌아갔지만 아이들은 같이 돌아가지 않은 아빠를 원망했다고 했다.
순전히 개인의 잘못이고 오히려 나 때문에 마음이 안 좋았을 텐데 오히려 죄송했는데 이런 얘기까지 들으니 아이들이 너무 착하게 커 가는 것 같아 부러웠다. 저녁 자리에는 어제 요하네스 버그에서 노숙자들에게 핸드폰을 빼앗긴 여행자와 원석 형님이 다합에서 알고 지냈던 형님 한분이 함께 했다.
여기서 만난 홀로 여행 중인 형님은 아르헨티나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남아공에서 지내보고 얼마나 있을지 결정을 하려 했었고 뒤늦게 알아본 남미행 티켓은 너무 비쌌다.
그나마 저렴한 브라질행 티켓은 3주 후에나 있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남아공에서 3주를 보내기로 결정했지만 지금 아주 많이 후회 중이다.
치안이 좋지 않은 남아공에서 무작정 걸어 다니기도 부담스러웠고 남아공에 있는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는 이미 다 돌아본 후다.
다음날은 평이 좋은 다른 숙소로 이사를 하고 원석 형님네와 동행하기로 했다.
길이 너무 아름답다.
남아공의 기득권은 대부분 백인이 가지고 있다.
노예제도, 식민지, 인종차별 등으로 철저하게 차별화된 시대에 그들은 부를 축적했고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듯하다.
그 부작용으로 밤에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야 하는 나라가 됐다.
영화인 여행자는 "형 평화는 참 멀리 있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했었다.
큰 의미가 없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계속 곱씹게 된다.
여행자로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거칠고 힘든 여행은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생명의 위험을 느껴야 하는 세계 수많은 나라들이 참 야속하다.
물론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마음 놓고 여행할 나라가 세계에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도로를 지나 볼더스 비치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너무 작고 귀여운 펭귄들. 아마 동행이 없었다면 몇 시간은 보냈을 것 같다.
앞으로 여행하면서 펭귄을 볼 기회는 많을 거다. 지금의 이 새롭고 신기한 느낌은 이번 한 번이겠지만.
*이후에 볼더스 비치를 다시 방문했다.
두 번째 티켓팅 이후에 안 사실이지만 볼더스 비치 펭귄 티켓 부스는 두 개다.
두 티켓부스 사잇길은 무료이고 펭귄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유료 포인트가 좋긴 하지만 나처럼 두 번 방문한다면 무료 포인트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두 번째 티켓 부스를 통해 입장하면 수영이 가능하고 스노클 장비를 준비한다면 물속에서도 펭귄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들.
다행히 지금 머무르는 숙소가 인터넷이 빨라서 원본사진을 아낌없이 올릴 수 있어 너무 좋다.
희망봉은 오기 전부터 이름은 알 정도로 꾀나 유명했다.
왠지 케이프 타운에서 희망봉만큼은 꼭 가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질 정도였다.
사실 케이프타운의 중요 관광지를 다 둘러본 지금은 희망봉을 꼭 가야 했나 생각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300 랜드가 넘는 입장료는 무료입장이 가능한 라이언헤드, 시그널힐, 테이블 마운틴에 비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희망봉과 케이프 포인트는 하나의 티켓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차로 희망봉에서 케이프 포인트 주차장까지 이동후 케이프 포인트로 향했다.
형님네는 케이블카로 나는 걸어서 이동했다. 걷기에 부담 없는 거리다.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의 사이에는 왕복 1 시간 30분의 짧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
동행이 있어 트레킹을 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쉽다.
케이프 포인트에서 걸어서 땅끝 포인트로 갈 수 있다.
물론 땅끝이라 불리는 포인트는 세계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지구는 둥글기에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땅끝의 정의는 달라진다.
극점에 가까운 곳을 땅끝으로 보더라도 케이프 포인트는 땅끝이 아니지만 기존에 부르던 이름이 굳어져 아직 내려오는 듯하다.
렌터카를 타고 다닌 덕분에 여기저기 포인트마다 멈춰 서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며칠간 케이프 타운을 함께 했던 형님네는 내일이면 독일로 떠난다고 한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멀지 않은 시간에 남미에서의 만남을 약속했다.
아프리카 여행하며 다시는 오지 않을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좀 더 치안이 안정된다면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겁쟁이 여행자는 아프리카를 여행했다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그들 깊숙이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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