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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칠레

산티아고

by 여행자디노 2019. 11. 22.

D+384  페루 쿠스코에서 작성

쿠스코에서 한 없이 늘어지고 있다.

나는 아직도 한국행 티켓을 끊지 않았다.

 

 

전화기가 익숙하지 않아 노트북 키보드가 문제가 있어라는 핑계로 일기도 포스팅도 하지 않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핑계로 자꾸 미루다 가는 여행이 끝난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아 익숙하지 않은 폰으로라도 기록하려 한다.

 


칠레를 오기 전 시위로 인한 치안문제가 있어 걱정이 많았다.
부에노스에서 귀찮다는 이유로 볼리비아 비자 문제를 미뤄 버렸고 산티아고에서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시위로 칠레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산티아고에 밤늦게 도착하는 건 원치 않았기에 멘도사에서 막차를 타고 새벽에 산티아고 도착 버스를 예약했다.

 

멘도사 산티아고 국경은 안데스 산맥을 지나는데 국경은 고지대에 있어 꾀나 춥다.

밤에 국경을 넘는다면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게으른 여행자는 반바지를 입고 국경에서 바들바들 떨어야 했다.

 

산티아고에 7시가 조금 안돼서 도착한 것 같다.

시위 문제로 8시 이전에는 지하철 역이 열리지 않고 심카드가 되지 않아 지하철이 열리는 시간까지 터미널에서 기다렸다.

오전 8시까지 역 주변에서 기다린 후 지하철을 타고 아마르 광장 쪽으로 향했다.

시위로 인해 열리지 않는 지하철역들

시위로 파괴되거나 시위가 잦은 지역은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고 있다.

 

곳곳이 불에 타고 부서진 창문들은 시위가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른 아침 도착한 숙소에서 조식을 먹고 한인마트로 향했다.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숙소 전경

생각보다 한인 마트가 많다.
이것저것 가격비교를 하고 비빔면과 신라면을 구매했다.
여행 초반 현지식만 고집했었지만 여행이 길어지면서 쓸데없는 고집은 더 이상 부리지 않는다.

무려 잡채다

부에노스에서 처럼 한인촌이 형성되어 있다. 

 

잡채밥을 해외에서 먹을 수 있다니.
한식을 위해 찾은 숙이네는 주말이라 많은 테이블 수에도 손님으로 만석이었는데 더 신기한 건 대부분의 손님이 외국인이었다 젓가락질을 하고 김치를 먹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는데 해외에서 한식집을 가도 한국인들이 대부분이라 처음 보는 분위기였다.
너무 오랜만에 먹는 잡채는 '역시 한국인은 한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시 이후에는 시위로 인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에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지만 도시는 잠잠하기만 했다.

 

다음날은 여기저기를 둘러봤는데 곳곳에 시위의 흔적이 결코 가벼운 일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

치안이 불안정한 나라들은 공통되는 특징이 있는데 빈부의 격차이다. 

단지 게으르다고 가난한 게 아니라 사회적인 제도가 부의 세습을 묵인하고 공정해야 하는 법은 돈과 권력의 편에 있다.

하지만 부를 가졌다고 해서 무차별 적인 보복의 대상이 된다면 사회는 유지되기 힘들다.

 

심심치 않게 보게되는 거리 시위현장

대부분의 은행은 현금지급기를 건물 내로 이동했고 중심가의 집들은 시위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철문들이 감싸고 있었다.
현지인 스탭은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남겨주기 위해 싸운다고 말했지만 불타버린 지하철역이나 공공시설들을 보면 설득력이 부족하다.
부당함에 부당함으로 맞서며 자신들의 명분이 상대의 부당함이라고 한다면 결국 끝없는 문제만 반복될 뿐이다.
부디 하루빨리 안정을 찾길 바란다.

 

 

산티아고에는 주말에 도착했기에 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산티아고에서 이틀을 보내고 볼리비아 비자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 대사관으로 향했다.

시위의 여파로 아직 운행하지 않는 역들이 있어 불편을 겪었다.
걱정했던 비자는 간단한 서류 확인 후 바로 나왔다.
이제 산티아고를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산티아고에 시위가 없다면 며칠 더 머무르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숙소비도 저렴한 편이고 대도시다 보니 쉬기 좋아 보였다. 시위 때문에 숙소비가 내려간 걸지도 모르겠다.
단지 전자기기들이 하나같이 말썽을 부리고 인터넷 뱅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 상황이 여행을 빨리 끝내고 싶게 만들어 서둘러 산티아고를 벗어나려 했다.
버스 시간을 숙소 스탭에게 문의했고 이동을 위해 우버를 불렀지만
한참을 기다리게 만든 기사들이 반복해서 취소를 해서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택시를 잡아 탔다.
아마 시내 곳곳에 시위가 진행 중이라 진입에 어려움을 느낀 우버 기사들이 취소를 한 것 같다
다행히 아슬아슬 터미널에 도착했고 3 시 45분 버스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산티아고 깔라마 행 25000페소(한화 약 36000원)


시간이 많았다면 버스회사마다 문의를 했겠지만 시간이 촉박해 바로 결제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칠레 버스는 밥은 고사하고 물도 한잔 주지 않았다.
비상식량으로 챙겨 온 신라면 하나를 부셔먹는다. 

이 귀한걸 이렇게 허비해야 하다니 ㅠ

자고 일어나니 사막을 달리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 사막을 가진 나라를 많이 지나왔지만 남은 여정에 몇 번이고 만나게 될 사막을 생각하며 뒤로 미루다 보니 제대로 된 사막은 처음이다.

깔라마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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