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조식을 먹고 이과수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버스는 항상 자리가 많은 구간이라고 해서 티켓은 미리 구매하지 않았다.
이과수행 노선이 있는 버스 회사는 꾀나 있는 것 같았지만 최대한 빠른 버스를 타고 싶어 10 시행 버스를 구매했다.
26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르게 도착 후 파라과이에 들러 외장하드를 구매해야 한다.
내가 타게 된 버스는 10시 출발 NORDESTE.
혹여 일정이 정해진 여행자는 무조건 비행기를 추천한다. 1 달 전에 예매할 경우 버스와 비행기의 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다.
게으른 여행자는 너무 늦게 알아봤고 (사실 이구간이 비행기가 유리한지 알지도 못 했다.) 금전적 시간적으로 손해를 봤다.
버스는 차내식이 없다.
와이파이가 되는 것에 감사했다.
가는 동안 휴게소를 몇 번 들르게 되는데 휴게소 물가를 보고는 비행기 이동이 오히려 저렴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 정도로 비싸다.
끼니당 적게 잡아도 한화 1 만원이 넘어간다.
이과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 시 30분.
예상 도착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추가되어 27 시간 30 분이 소요됐다.
파라과이는 3시에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미리 봐 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바로 파라과이 버스로 향했다.
- 이과수와 접해 있는 시우다드는 쇼핑으로 유명하다.
- 시우다드는 면세 지역으로 남미에서 가장 저렴하게 전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 남미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건 한국보다 저렴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행을 다녀보면 한국의 전자제품이 얼마나 저렴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 파라과이는 달러 출금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인출 수수료가 비합리적으로 많고 1회 출금한도가 매우 낮다.
- 파라과이에서 페소 환전 시 환율이 아르헨티나 보다 저렴하다.
- 파라과이에서 숙박을 하지 않을 경우 출입국 심사는 필요하지 않다. 단지 달러 환율이 목적이라면 파라과이 입국 도장이 필요하다.
목표는 이러했다.
- 달러 인출 (1일 한도 600$)
- 외장하드 구매
파라과이에 도착한 시간은 3시가 조금 남은 시간이었지만 대부분의 상점은 이미 닫혀 있었고 일과 시간이 지난 이유인지 달러 출금도 되지 않았다.
블로그 정보에 의하면 파라과이와 브라질 간의 시차가 1시간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시차가 없었다. 서머타임 문제인지 알 수 없었지만 미리 확인하지 않은 게으른 여행자의 탓이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로, 숙소에서 다시 파라과이행 버스 터미널로 파라과이 도착 후에도 거의 뛰다시피 다녔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허무했고 아무 생각 없이 브라질 숙소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파라과이 달러 인출 및 외장하드 구매를 실패해서 일정이 더 빡빡해졌다.
외장하드와 달러를 포기할까도 고민했지만 쉽게 포기가 되지 않는다. 외장하드는 여행 일 년 동안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저주한다 LACIE 하드. 비싸고 무겁고 오류로 1년 내내, 이제는 배낭 속에 짐이 되어 앞으로 남은 여행 내내 나를 괴롭히겠지...'
그래서 정한 다음날 일정은 이러하다.
- 다섯 시 반 기상
- 씻고 짐을 싼 후 조식 시작시간에 급하게 조식 해결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급하게 짐을 싸다 보면 흘리고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권 이어폰 ㅠㅠ)
- 조식 해결 후 파라과이행 첫차 7시 버스 타기
- 파라과이 임무 달성 후 브라질로 돌아와서 짐 찾기
- 아르헨티나 버스 매표소로 가서 부에노스 아이레스행 티켓팅
- 아르헨티나 이과수 이동후 구경
- 브에노스행 버스 타기
하나라도 삐끗거리면 망하는 일정이지만 어쩔 수 없다. 딜레이 된 버스 덕분에 날린 하루를 복구해야 한다.
혹시나 놓친 부분이 없는지 머리속으로 여러 번 시뮬레이션해보며 잠이 들었다.
아침 기상후 씻고, 짐을 싸고, 조식을 먹으러 간다.
조식 시간이 6시 30 분부터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6 시 30 분까지 대기한 후 빠르게 식사를 한다.
듣던 데로 밥이 아주 잘 나온다. CLH 완전 추천.
'브라질은 킬로 뷔페가 많은데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최소한으로 먹어도 1만 원은 기본이고 넉넉히 담으면 2만 원도 간다.
특히 휴게소... 진짜 휴게소에서는 굶을까도 고민했다. '
숙소 식사가 4불이지만 브라질에서 먹은 그 어떤 뷔페보다 좋은 거 같다.
단지 급하게 나가야 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30분 안에 식사를 마무리하고 버스정류장까지 두 블록을 가야 한다.
버스 정류장 6시 53분 도착.
호스트에게 들었던 첫차는 7시였다. 부디 첫차가 지나가지 않았기를 바라본다.
다행히 바로 첫차를 탑승. 버스비 7 헤알( 한화 약 2100원) 짧은 거리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다.
이른 시간임에도 길이 상당히 막힌다.
아마 어제는 늦은 시간이라 순식간에 통과한 것 같다.
마음이 급하다.
9시 전에는 아르헨티나행 버스를 타고 싶다.
버스 터미널에서 부에노스 티켓까지 확인해야 해서 푸에르토 이과수행 버스를 세 번 타야 한다.
(국경에서 내리고 버스터미널에서 내리고 이과수까지 다시 타는 거지 같은 루트지만 누구를 원망하랴. )
거의 뛰다시피 돌았다.
외장하드는 가게마다 가격이 다 다르다.
꾀나 저렴하지만 몇 군데 가게를 들려 보기 바란다.
결국 달러 출금 외장하드 구입은 성공했지만 페소 환전은 실패했다.
파라과이에서 아르헨티나 페소 환율이 좋다고 해서 시도했지만 입국도장 없이는 페소 환전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파라과이에서 페소 환율이 아르헨티나에서 페소 환율보다 높았다.
브라질 복귀를 위해 버스에 올랐다. 9시...
이과수 볼 시간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제발 길이 막히지 않길 빌어본다.
빠르게 숙소에서 가방을 찾은 뒤 아르헨티나행 버스를 탔다 다행히 버스가 바로 있어서 9시 반에 버스에 올랐다.
아직은 잘 돼가는 것 같다.
내가 탄 버스는 이지 버스였다.
'출국 심사 시 버스에서 하차하면 버스는 그냥 가버린다. 출국 심사 후에 다음 이지 버스를 기다린다.'
현 시각 10시 40분 내가 계획한 일정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생각보다 버스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고 정차 횟수가 많아서 오래 걸린다.
버스비는 이년 전 글과 비교해 세배가 올랐다.
버스 티켓을 알아보고 환전을 한다. 1달러당 58이다. 파라과이에서는 61이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티켓은 2600페소(한화 약 52000원) 정도였다. 세미 까마와 까마의 가격차가 얼마 나지 않아 까마를 예약했고 시간은 오후 7시다.
1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제 이과수로 향한다.
이과수 왕복은 360 페소(한화 7200원).
오픈티켓으로 두장을 받았다. 시간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시간이 자꾸 추가된다. 환전을 기다리고 버스 티켓팅 시간이 길어지고 폭포 가는 버스를 한대 놓치고.
하루 줄이려다 경비를 자꾸 추가로 쓰는 것 같다.
폭포 도착시간이 걱정된다.
이과수 폭포에 도착했다. 현 시간 12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카드가 동작하지 않는다. 버스 티켓을 구매하고 현금이 부족해서 카드가 무조건 돼야 한다.
이후로도 5번 정도를 시간을 두고 시도했지만 결제가 되지 않는다.
나중에야 체크카드는 동작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난 현찰이 없고 카드도 동작을 하지 않는다. 현금인출기에 인출을 시도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동작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사이드 이과수 폭포는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
안 그래도 시간이 촉박해서 신경 쓰이는데 카드 문제로 한 시간을 허비한다.
옆에 있는 가게에 가서 내가 달러로 물건을 살 경우 페소로 잔돈을 환율 얼마에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도대체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지. 하소연도 하고 따져도 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짐은 그대로 들고 있는 상태로 이것저것 알아보며 1시간을 허비했다.
반대쪽에 가게가 하나 더 있어서 물어봤는데 달러로 물건을 사면 페소로 잔돈을 준다고 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영어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는지
반대쪽 가게에서는 물건을 사지 않으면 달러를 줄 수 없다는 말을 하려고 한 것 같다.
서로 영어가 짧았던 탓이겠지...'
티켓팅을 겨우 해결한 후 짐을 케비넷에 넣고 입장했다. 마음이 급했다. 버스 시간에 맞추려면 빠르게 돌아야 할 것 같다.
대략적인 이과수 루트를 확인한다.
검색을 통해 이미 많이 접해서 익숙한 코아티. 처음 접하는 원숭이, 도마뱀
이과수는 폭포가 유명하지만 독특한 동물과 식물 곤충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내 목표는 하이 트레일, 로우 트레일, 악마의 목구멍이다.
처음에는 이과수 폭포도 빅토리아 폭포랑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로우 트레일쪽을 관람하면서부터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게 설치해둔 구조물들이 빅토리아 폭포보다 더 나은 것 같았다.
하이와 로우는 빠르게 관람한 후 악마의 목구멍으로 향했다.
줄이 길다면 걸어서 갈 생각이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트레인을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이 아까웠다.
다행히 늦은 시간인지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는 트레인이 줄이 없었다.
악마의 목구멍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다행히 날씨가 좋다.
여행 시작부터 유럽까지 여행 내내 괴롭히던 날씨 요정이 이제는 도움을 주려나 보다.
카드 문제로 받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 버렸다.
이제 이과수를 마지막으로 폭포는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쉬지 않고 흐르는 물을 한참을 바라봤다.
'1 년 가까이 여행하면서 감흥은 자꾸 줄어들고 여행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많이 잃어 갔지만...
아직도 나에게 이런 감흥을 주는 존재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버스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다 이과수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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