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더 일찍 다합을 떠날 예정이었다.
아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다합에서 오래 있겠다고 생각했다가.
여행 중 너무 오래 한 곳에서 머물러 게을러지는 것 같아 이동을 생각했다.
떠나는 날 핸드폰 충전이 되지 않는 고장이 스리랑카, 인도에 이어 세 번째 발생했다.
어쩔 수 없이 에티오피아행 항공권을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환불하고 카이로행 버스 티켓은 종이 조각이 됐다.
사실 한편으로는 다이빙을 더 할 수 있어 즐거운 마음도 있었다.
이번에는 같은 경로로 다합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다합 식구 주영이와 함께 다합을 벗어나 카이로로 향했다.
다합에서는 여행이라기보다 삶에 가까워서 여행 스타일을 알수 없었기에 서로를 배려하며...
사실 나는 4~5Km 까지는 20Kg 이상 배낭이 있어도 주로 걸어 다닌다. 주영이도 걷는 게 좋다고는 했지만 대부분 연장자인 나에게 배려해주는 경우가 많아 그래도 조심스럽다. 카이로 도착 후 어느 정도 걸어 다녔다.
카이로 기자지구는 처음이다. 아니 카이로가 처음이다 이집트에서는 샴엘 입국 후 다합 살이만 해봤었다.
이집트 하면 많이 떠올리는 피라미드... 사실 나에게 감흥은 별로 없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주로 기자 지구나 타흐리르라는 중심가에 머문다.. 피라미드는 기자 지구에서 볼 수 있고 타흐리르에는 박물관과 한인 식당이 있다.
우리는 기자 지구에서 머물기로 했다. 피라미드 뷰에서 쉬다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피라미드에 별로 감흥이 없었고 기자 지구에는 딱히 동네 구경할만한 게 없어서 타흐리르에 숙박 후 피라미드 당일 코스를 추천한다.
결국 공항을 가려면 타흐리르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피라미드 뷰로 유명한 피자집도 방문하고,
옥상에서 피라미드도 바라봤지만...
그래도 타흐리르에서 당일로 다녀오는 걸 추천한다;;;
피라미드 노을 뷰와 조명쇼.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다시 여행자로 돌아갈 시간.
먼저 공항으로 향하는 나를 위해 주영이가 배웅해 주었다.
주영이도 남은 여행 안전하고 행복하게 보내기를 바라본다.
원래 카이로 공항까지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너무 게으르게 준비를 해서인지 찾기가 쉽지 않다.
구글 맵은 이상한 경로를 알려주고.
공항까지의 길이 알려주기가 힘든 건지 길을 물어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듣기 힘들었다.
물론 나의 영어 실력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미리 이집트 파운드를 거의 다 써버린 나는 4킬로 정도를 걸어서 이동하다가 결국 추가 환전 후 우버로 공항으로 향했다.
아프리카는 동행을 구해보려 했지만 역시나 일정이나 여행 스타일 맞추기가 쉽지 않아 결국은 혼자 떠나기로 했다.
다시 혼자가 된 시점부터 긴장감이 커졌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크다.
역시 나는 여행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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