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9 리빙스톤 객실에서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모기와 싸우며 작성
리빙스톤은 매력적인 도시 같다.
여행 컨디션이 좋았다면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어서 빨리 아프리카를 나가 트라우마를 벗어 나고 싶다.
루사카에서는 2일을 머물렀지만 딱히 돌아 다니지는 않았다.
첫날은 밤에 도착이라 나갈수가 없었고 딱히 돌아다니고 싶은 곳도 없었다.
단지 식사를 하기위해 나가는 정도만 했던 것 같다.
숙소는 나름 괜찮았다.
내가 언제부터 12$ 에 비싸다고 느꼈는지 생각해봤는데 초반에는 20$ 아래면 그냥 고민하지 않았고, 저렴한 물가인 몇몇 나라에서도 10$ 정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 다합 이후라는 결론을 내렸다.
루사카 수도라고 하지만 구석구석 도시 느낌 나는 한국 도시 느낌은 아니다.
확실히 도시느낌이 나고 정돈됐지만 아프리카 느낌도 묻어있다.
버스를 예매할까도 했지만 비욘아저씨는 티켓이 자주 있어서 조식을 먹은 후 버스터미널에서 알아보자고 했다.
버스터미널이 숙소에서 걸어 갈만한 거리도 아니었고 조식도 포기하기 아쉬워서 동의는 했지만 이때 우리는 예매를 했어야 했다.
우리는 우연히 목적지가 같았고 같은날 이동을 목표했기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동행으로 생각했나 보다.
아침에 숙소의 무료 조식을 하고 8시에 문 여는 근처 대형마트에서 점심을 산후 로컬버스를 타고 9시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도착 후 버스를 알아보는데...
버스가 없다. 일요일인 이유인가 항상 예매가 필수인 건가 알 수는 없었지만 버스가 모두 풀 부킹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당황했다.
110킬로의 거구 비욘 아저씨는 어딘가에 앉아버렸고 항상 버스터미널은 사기가 흔하기에 나는 모든 버스 오피스를 찾아다니며 버스 티켓을 알아봤지만 결과는...
없다. 지나며 개무시하던 삐끼의 갈 수 있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그렇게 삐끼의 말에 귀를 기울이니 미니버스는 아직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장거리 버스 이동에 이용을 꺼려하는 미니버스로 향했다.
200콰차 컨디션 최악의 버스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일단 버스에 타고 기다리는데 짐 값을 요구하는 겁 없는 버스 차장에게 난 이 버스 필요 없다고 돈을 돌려주길 요구했지만
버스 차장은 어디론가 가버렸다.
어디서 수작을 부리는 건지... 하지만 나중에는 이때 내리지 않은 걸 후회했다.
그렇게 3시간을 기다렸다. 로컬버스는 승객이 차기 전에는 출발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버스는 해도 너무했다.
승객 한 명을 더 태우려 1시간을 기다린다. 이미 버스는 출발이 가능한 상태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출발한 시간은 12시
잠비아 버스는 늦은 시간(가이드북에 의하면 저녁 9시지만 실제로는 10시 인 듯하다.)이면 목적지 도착 여부에 상관없이 차가 멈추고
꼼짝없이 차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출발한다.
예상 버스 이동 시간은 7~8시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터질 듯 승객을 태운 차는 결국 1/3 지정에서 멈춰서 1시간을 대기했다. 현재 시각 저녁 5시
어느 간판 없는 곳에서 불법으로 가짜 휘발유를 넣을 때부터 불안했다.
'결국 길에서 밤을 보내야 하나? 리빙스톤 숙소는 1박이 날아갈 것 같고 아까 내렸어야 했나' 별 생각을 다했다.
다행히 출발은 했는데 불안감은 여전했다.
차 상태도 좋지 않은데 너무 많은 사람, 많은 짐을 실은 탓에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는다.
7시가 넘어 1/2 지점에서 승객들을 이동시키는데 빈차가 아닌데다가 만원버스의 모든 사람들을 이동 시키는데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났다.
2자리에 한가족 5명이 끼어 앉기도 하고 짐의 안전은 어디에도 없다.
밀고 당기고 던지고 쌓을 수 있는 만큼 쌓고... 비욘 아저씨는 그 커다란 몸을 구겨서 좌석에 넣는다. 앉는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출발을 하는데 다행히 버스 상태가 좋았는지 그 많은 짐들을 싣고도 속도가 꾀나 나온다.
도로 위에서 밤을 보내는 걸 받아들일때즘 희망이 보였다.
결국 우리는 리빙스턴에 10시가 다돼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지만 오늘 도착하는데 만족하게 만드는 버스 시스템이다.
비욘 아저씨와는 다른 숙소였기에 우리는 여기서 헤어졌다.
다음날 빅토리아 폭포를 보기 위해 알아봤는데 잠비아 사이드는 수량이 부족해 딱히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짐바브웨 사이드만을 목표로 잠이 든다.
아침에 유심을 사고 마켓에 들려 점심거리를 샀다. 폭포를 보며 하루를 보낼 생각이었는데 폭포 주변은 물가가 비쌀 것 같았다.
국경을 지나 잠비아 폭포 입장료 30$을 지불했다.
대략적인 폭포 지도.
빅토리아 폴 입구를 지나서 바로 맞아주던 품바들이 있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다.
폭포를 보려 들어가다가 탄자니아에서 한식을 해주시던 원석 형님네를 만났다. 사실 같이 보기로 하긴 했지만 국경을 지나 짐바브웨로 넘어가면 시간이 맞지 않을 것 같아 따로 보기로 했었다.
역시 자연은 사진에 담기지 않는다. 기대한 딱 그만큼의 경관이었다. 비록 빅토리아 폭포만을 위해 2번의 비자비와 입장료를 지불했지만 오길 잘한 것 같다.
원석 형님네와 점심식사를 약속하지 않았다면 해가 질 때까지 혼자 넋 놓고 보고 있었겠지만 점심 약속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폭포를 나왔다. 빅토리아폴은 지도만으로 상상했던 크기보다는 작았다. 빨리 본다면 1시간이면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하루를 꼬박 넋놓고 봐도 좋을 듯했다.
원석 형님네와 늦은 점심을 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원석 형님은 항상 아낌없이 나눌 줄 아시는 분이다. 너무 감사하지만 마음에 빚이 계속 늘어간다.
국경을 넘어 다시 잠비아로 넘어왔다.
국경에서 리빙스턴까지는 걸어가는 게 위험하다고 한다. 코끼리가 출몰하기 때문이라는데 한 번도 보지는 못했다.
물어물어 로컬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의 거대한 나무들.
숙소로 돌아와 보츠와나행 버스를 끊었다.
원석 형님네가 보츠와나 카사네에서 내일 같이 차를 타고 이동하자고 제안해 주셨고 그러기 위해서 새벽 5시 출발 버스를 티켓팅 했다.
사실 리빙스턴은 나에게 꾀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숙박비의 부담이 적었고 이동 계획이 없었다면 장기로 있고 싶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빠르게 아프리카를 돌고 싶었다.
내일은 보츠와나로 간다.
아프리카 막바지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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